[투데이장터TV=이진화 기자]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도시 재생의 화려한 간판 뒤에 가려졌던 원래의 모습이 드러난다.

겉으로는 관광지로 소개되지만, 실제 골목은 여전히 낡은 벽면과 오랜 상점이 섞여 있는 ‘반쪽 재생’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사진 속 골목은 폭이 불과 1m 남짓. 오래된 건물의 외벽은 색이 바래고 균열이 보였다.

창동의 상징처럼 남아 있는 수공예·도예 공방은 유리창 너머로 조용히 과거를 증언하고 있었다.

한 남성이 가게 앞에 서서 내부를 들여다보는 모습은, 이곳이 한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공예마을이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골목 끝자락에는 ‘고주단’이라는 전통복식 공예 간판이 매달려 있다.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혀 있지만, 이 간판은 창동이 단순한 상권이 아니라 ‘생활예술가’들의 공간으로 대접받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주변 가게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간판은 남아 있고, 내부는 멈춰 있고, 사람은 적다.

길을 조금 더 걸으면 창동 특유의 색색 타일과 벽화, 재생사업 흔적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빈 점포가 절반을 차지한다.

창동예술촌으로 재탄생한 일부 구역과 달리 이 골목은 ‘관광지화’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도시 변화의 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 조용한 골목은 창동이 가진 양면성을 상징한다.

도심 재생을 통해 새로운 활기를 넣으려는 노력과, 여전히 남아 있는 쇠락의 그림자.

관광지로 소개되는 창동의 화려한 이미지만 본다면 놓치기 쉬운 장면들이다.

창동 골목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단순히 외관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이 골목만의 콘텐츠와 상점의 생명력을 되살릴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목을 스쳐 지나가는 시민과 관광객만이 이 정체된 공간이 언젠가 다시 숨을 쉴 수 있을지 체감하게 될 것이다.